홈베이킹 필수 도구 10가지
베이킹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으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뭘 사야 하지?'예요. 저도 처음에 베이킹 도구 목록을 검색했다가 압도됐어요. 스탠드 믹서, 핸드믹서, 실리콘 매트, 스크레이퍼, 스패튤러... 이걸 다 사야 하나 싶어서 처음부터 5만 원 넘게 질렀다가, 결국 쓰지 않는 도구들이 서랍 한 칸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2년 넘게 베이킹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처음에는 정말 기본적인 것 몇 가지면 충분합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쓰고, 없으면 불편했던 도구들만 솔직하게 골라서 알려드릴게요. 살 필요 없는 것도 같이 말씀드릴게요.
처음부터 살 것 vs 나중에 사도 되는 것
아래 10가지 도구에는 필수 와 선택 표시가 있어요. 필수는 첫 구매 때 챙기고, 선택은 베이킹이 취미로 자리 잡고 나서 사도 늦지 않아요.
필수 도구 5가지 — 이것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어요
베이킹 도구 중 가장 먼저, 가장 반드시 사야 하는 것입니다. 컵 계량은 담는 방식에 따라 오차가 10~20%까지 나요. 밀가루 10g 차이가 쿠키를 납작하게 만들고 케이크를 퍼석하게 만들어요. 저는 처음에 컵 계량으로 버티다가 계속 실패했고, 저울 하나 사고 나서 성공률이 눈에 띄게 올라갔습니다. 3만 원짜리면 충분해요.
베이킹소다, 소금, 이스트처럼 소량 재료는 저울로 재기 애매할 때가 많아요. 계량스푼이 있으면 훨씬 편합니다. 밥숟가락이나 티스푼으로 대충 재는 건 절대 안 돼요. 저는 초반에 밥숟가락으로 베이킹소다를 넣었다가 쿠키가 비누 맛 난 경험이 있어요. 계량스푼 세트 하나면 그런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반죽을 섞는 볼은 생각보다 크게 사야 해요. 작은 볼에서 반죽하면 가루가 사방으로 튀어나와요. 저는 처음에 집에 있던 작은 플라스틱 볼을 썼는데, 반죽할 때마다 주방이 밀가루 범벅이 됐어요. 스테인리스 소재가 가볍고 세척이 쉬워 추천해요. 대형과 중형 두 개가 있으면 재료를 분리해서 준비할 때 편합니다.
반죽을 섞고, 볼에 남은 반죽을 긁어내고, 잼을 저을 때까지 베이킹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이 쓰는 도구예요. 나무 주걱은 반죽이 스며들어 위생상 좋지 않고, 금속 주걱은 볼에 흠집을 낼 수 있어요. 실리콘 주걱이 딱 맞습니다. 하나에 1만 원 이하로 살 수 있는데, 저는 3년째 같은 걸 쓰고 있어요.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커요. 가정용 오븐은 설정 온도와 실제 온도가 20~30°C까지 차이 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는 오븐 온도계를 사고 나서 제 오븐이 항상 25°C 높게 작동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어요. 그 전까지 왜 자꾸 타는지 몰랐던 거예요. 5천 원짜리 아날로그 온도계면 충분합니다.
이 다섯 가지 합산 금액이 10만 원을 넘지 않아요. 저는 처음에 이것저것 사느라 20만 원 넘게 썼는데, 결국 제일 많이 쓴 건 이 다섯 가지였어요. 베이킹을 시작하는 지인이 생기면 저는 항상 이 다섯 가지 먼저 사라고 말해요.
선택 도구 5가지 — 베이킹이 재미있어지면 그때 사세요
머랭을 올리거나 버터를 크림화할 때 손으로 하면 팔이 너무 아파요. 핸드믹서가 있으면 이 과정이 훨씬 쉬워집니다. 다만 처음 몇 달은 없어도 웬만한 레시피는 다 됩니다. 저는 6개월 정도 손으로 하다가 마카롱에 도전할 때 샀어요. 머랭을 손으로 올리다가 중간에 포기했거든요.
쿠키 반죽을 밀거나, 파이지를 펼칠 때 필요해요. 없으면 유리컵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저는 꽤 오랫동안 유리컵으로 밀었는데, 실제로 크게 불편하지 않았어요. 쿠키 커터나 파이를 자주 만들게 되면 그때 구입하세요.
오븐에서 꺼낸 빵이나 쿠키를 식힐 때 써요. 없으면 접시 위에서 식히게 되는데, 바닥에 수분이 차서 눅눅해질 수 있어요. 자주 베이킹한다면 하나 있으면 편합니다. 없을 때는 오븐 철망 위에 올려 식히는 방법으로 대체했어요.
케이크 데코레이션이나 슈크림, 마카롱 반죽을 짤 때 필요해요. 초보 단계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어요. 저는 베이킹을 시작하고 한참 후에 생크림 케이크에 도전하면서 처음 샀어요. 일회용 짤주머니 세트가 저렴하고 위생적으로 편리합니다.
유산지 대신 오븐 팬 위에 깔아서 쓰는 매트예요. 쿠키가 달라붙지 않고, 씻어서 재사용할 수 있어서 환경적으로도 좋아요. 유산지로 충분히 대체가 되기 때문에 처음엔 필수는 아니에요. 저는 유산지를 매번 사는 게 번거로워서 결국 샀는데, 지금은 없으면 허전할 것 같아요.
처음에 사지 말아야 할 것들 — 저는 다 사서 후회했어요
처음 베이킹을 시작할 때 혹해서 샀다가 거의 쓰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저의 실패 구매 목록입니다.
스탠드 믹서 (50만 원 이상)
유명 베이킹 유튜버들이 다 쓰니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처음엔 절대 필요 없어요. 핸드믹서로도 충분히 대부분의 레시피를 소화할 수 있고, 핸드믹서조차 초반엔 없어도 돼요. 베이킹이 진짜 취미가 됐다고 느낄 때 고려하세요.
케이크 회전판
케이크 아이싱을 할 때 쓰는 도구인데, 아이싱 케이크는 입문자가 쉽게 도전할 단계가 아니에요. 저는 생크림 케이크도 못 만들면서 회전판부터 샀다가 1년 넘게 박스 그대로 뒀어요.
각종 모양 틀 세트
하트, 별, 크리스마스 트리 쿠키 커터 30종 세트 같은 것들이요. 처음엔 설레서 사는데 결국 원형이랑 별 두 개만 써요. 필요한 모양이 생겼을 때 그때그때 사는 게 훨씬 낫습니다.
핸드믹서나 오븐 같은 고가 도구는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에서 먼저 저렴하게 구해보는 걸 추천해요. 베이킹이 정말 내 취미가 맞는지 확인하고 나서 새 제품을 사도 늦지 않아요. 저도 첫 오븐은 중고로 샀는데, 6개월 써보고 확신이 생겨서 새 오븐으로 바꿨어요.
자주 받는 질문들
도구보다 중요한 건 일단 시작하는 것
완벽한 도구가 갖춰지길 기다리다 보면 영영 시작을 못해요. 저울, 계량스푼, 볼, 주걱, 오븐 온도계. 이 다섯 가지만 있으면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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