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VS 오일, 같은 레시피로 두 번 구워봤어요
베이킹을 하다 보면 레시피마다 어떤 건 버터를 쓰고, 어떤 건 식용유를 씁니다. 처음엔 그냥 레시피 적힌 대로만 따라 했는데,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어요. '버터 대신 오일 넣으면 어떻게 되지? 그냥 비슷한 거 아닐까?'
그래서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바나나 브레드를 완전히 동일한 레시피로 두 번 구웠어요. 한 번은 버터로, 한 번은 식용유로.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차이가 컸고, 어느 쪽이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버터와 오일, 뭐가 다른 걸까요?
둘 다 지방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베이킹에서 역할이 꽤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수분 함량과 상태(고체 vs 액체)예요.
버터 크림화가 중요한 이유
버터를 설탕과 함께 세게 섞으면(크림화) 공기가 들어가 반죽이 가벼워집니다. 구워질 때 이 공기와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특유의 결이 만들어져요. 쿠키에서 버터를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어요.
오일이 촉촉함에 유리한 이유
식용유는 100% 지방이라 글루텐 형성을 버터보다 더 효과적으로 억제합니다. 조직이 더 부드럽게 유지되고, 냉장고에 넣어도 굳지 않아서 며칠 후에도 촉촉함이 살아있어요.
같은 레시피, 두 번 구운 결과
버터 80g / 오일 65ml로 맞추고 나머지 재료와 굽는 조건은 완전히 동일하게 했습니다.
| 비교 항목 | 🧈 버터 | 🫙 식용유 |
|---|---|---|
| 향 | 고소하고 진한 버터 향 | 담백하고 깔끔한 향 |
| 식감 (갓 구웠을 때) | 가볍고 결이 살아있음 우세 | 더 촉촉하고 부드러움 |
| 식감 (다음 날) | 약간 퍼석해짐 | 촉촉함 유지 우세 |
| 냉장 보관 후 | 굳고 퍼석해짐 | 촉촉함 그대로 우세 |
| 만드는 난이도 | 크림화 필요, 약간 까다로움 | 섞기만 하면 됨 쉬움 |
표만 보면 오일이 더 나아 보이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갓 구웠을 때 버터 버전의 향과 결은 정말 특별했거든요. 손님이 올 때나 선물용으로 만들 때는 버터 버전이 훨씬 인상적이었고, 며칠에 걸쳐 먹을 때는 오일 버전이 훨씬 실용적이었어요.
베이킹 종류별로 뭘 써야 할까요?
직접 둘 다 써보고 정리한 기준이에요.
- 쿠키 — 버터 크림화가 바삭함과 결을 만듭니다
- 파운드 케이크 — 버터 향이 핵심인 케이크
- 크루아상, 데니쉬 — 버터 층이 핵심, 대체 불가
- 브리오슈 등 — 버터 자체가 맛의 주인공
- 머핀, 파운드 브레드 — 촉촉함이 오래 유지되어야 할 때
- 당근 케이크, 바나나 브레드 — 재료 자체 향이 강할 때
- 빠르게 간단히 만들 때 — 크림화 없이 훨씬 쉽고 빠름
- 유제품 제한이 있는 경우 — 비건 베이킹, 유당불내증
대체할 때 비율은 어떻게 맞추나요?
그냥 같은 양으로 바꾸면 안 됩니다. 버터에는 수분이 포함돼 있거든요. 저도 처음엔 1:1로 바꿨다가 반죽이 너무 기름지거나 퍼석해진 경험이 있어요.
→ 식용유 약 75~80ml 버터 양의 약 75~80%로 계산
→ 버터 약 120~125g 수분을 감안해 더 넣기
베이킹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면 오일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실패 확률이 낮고 결과물도 안정적으로 나옵니다. 버터 크림화는 감각이 생기고 나서 도전해도 충분합니다.
버터파 vs 오일파,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버터냐 오일이냐,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둘의 차이를 알고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것. 한번쯤 같은 레시피로 둘 다 만들어보는 걸 강력히 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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